'첫눈에 반하는 재미'와 '노력해서 얻는 재미'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이 재미있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재밌어하는지 빠른 시간안에 찾아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많은 것을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전에 아이에게 요구했던 말 표현이 문제였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하라". 그냥 '재미'라고만 했다. 이 표현을 지키려고 했었던 건지, 아니면 본능대로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기에 재미없거나 흥미없는 것은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방학이 되었는데도 학교에서 특별히 제공하는 활동 프로그램들이 모두 흥미없다고 신청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 방학동안에 하나 해 보겠다고 하는 것이 수영이나 해 볼까하고 있다. 엄마, 아빠까 뭘 할지 찾아보라고 하니까 억지로 하나 머리에서 짜내는 듯 했다. 그것도 수강이 아니라 시간될때 하는 자유 수영으로 고려하고 있단다. 


부모로서 약간 걱정이다. 노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얘가 "재미"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재미"라는 것을 다시 정리해서 알려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첫눈에 반하는 재미'와 '노력해서 얻는 재미'를 구분하기로 했다. 첫번째는 게임이나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해 보지도 않고 첫눈에 재미있을것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재미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재미는 없게 보이지만, 하다 보면 의외로 재미가 있을 수 있고 그래서 호기심이 생겨서 노력하다 보면 성취를 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같은 재미를 말한다고 했다. 그래서 재미는 없게 보이더라도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재미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것을 선택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할 것이냐,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닌 듯하다. 거기에는 '의미'라는 것을 아이가 느낄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아이에게 그것은 쉬운 일은 아닐 거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첫눈에 반하는 재미중에서도 오래 가는 것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약간 영재나 천재끼가 느껴지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특별한 것에 대한 관심과 흥미 같은 것들에 대한 재미는 어쩌면 오래 갈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첫눈에 반하는 재미는 오래 가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예를 들어 게임이나 외적인 물건 들에 대한 관심 등. 이런 경우는 아이의 자아가 발달하고 그리고 그런 재미의 허무함, 무의미함을 느낄때까지 그리고 뭔가 의미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경험에 의하면,기다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교, 사회에 나갈때까지 아이가 느끼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요해서 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아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일일 것이다. 


오늘 집사람과 약간 말 다툼이 있었다. 

"재미"라는 것도 게임하고 친구하고 노는 그런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다른 "재미"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대화할때 사용하는 '재미'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정도는 아이가 함께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앞에서 구분한 두 재미를 알려줬다. 그리고 '노력해서 얻는 재미'를 찾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의 폭을 약간 넓혀주고 싶었던 것이다.


근데 내가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는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집사람이 못마땅해 하는 듯 하다. 일단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강요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갑자기 서운하고 화가 났다. 생각을 정리하고 고심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는 방법도 있다는 정도에서 알려주고 싶다는데. 말투가 문제가 된다면 그렇다고 말해야지, 못마땅하다는 식으로만 말하면. 나도 화가 났다. 나는 베게를 들고 다른 방으로 가버린다. -_-;;


다음날, 말도 없이 출근한다. 근데 내일이 주말이다.  Apple day라는 규칙을 만들어 두고 있다. 평일에 열심히 일했으면 주말에는 최대한 즐겁게 보내야 한다. 그래서 사과할 일은 금요일 이전에 모두 끝내야 한다는 규칙이다. 근데 하루만에 화해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시간적으로 꽤 오래된 문제가 터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주말을 이렇게 보내야 하나.


※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별일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것을 블로그에 올려야 하는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근데 이 블로그는 먼 훗날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추억을 남기기 위한 목적도 있으니 그냥 두기로 한다.  

Posted by Don I.G.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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